주 4일 근무제 첫 수요일
드디어 그동안의 인고의 세월을 딛고 쉬는 날이 왔음.
사실 평일 날 쉬는 건 오랜만이라 뭘 할지 감도 안 잡힘
일단 눈에 보이는 할 일부터 처리함.
이틀 동안 쌓인 빨래 돌리고 (원래 쾌속으로 돌리는데 이날은 표준 설정으로 1시간 동안 느긋하게 돌림)
설거지 한번 해주고,
먼지 채집용 돌돌이 테이프 이용해서
신나게 내 자취를 감추기 시작함.
그리고 평일에만 할 수 있는 그것
병원을 갔다 옴.
햇빛도 잘 안 보고, 운동도 잘 안 하다 보니
면역력이 떨어져 피부 안 좋아져서 피부과 ㄱㄱ
평일 근무 시간이라 그런지 병원에 사람도 별로 없어서
한 15분 만에 진료랑 처방까지 마침.
집 오면서 아메리카노 하나 사서 마시면서
느긋하게 집 걸어가는데
새삼 먼가 나 혼자 여유롭게 느껴짐.
이때부터 수요일 쉰다는 실감을 제대로 느낌.
마음 같아선 지하철 타고 유튜브 먹방에서 보던 맛집 찾아가고 싶었지만,
햇볕이 나를 죽일 듯이 노려봐서
무서워서 집으로 바로 입성.
밖에 얼마나 있었다고 옷에 오아시스 펼쳐짐.
개인적으로 찝찝한 걸 싫어해서
집에 있으면 하루에도 몇 번씩 샤워하는 스타일이라
바로 샤워하고 시원한 커피 마시면서 유튜브 시청
(유튜브 보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진짜 잘 만든 듯 시간 도둑)
한 오후 3시인가 4시까지 놀다가 양심에 찔려서
영어책 피고 공부 좀 하다가 피곤해서 자러 감.
(내 뇌피셜인데 출판사에서 책 사이에 수면제 뿌려 놓는지 의심해야 함 ㅜ.ㅜ)
한두 시간 정도 잣나?
일어나서 사과 하나랑 천도복숭아 하나 주워 먹고,
나머지 시간을 나름 알차게 보냄.
이렇게 처음 주 4일 근무제의 혜택을 맛봤음.
이때부터였음... 이게 완전 꿀단지 같은 제도라고 느낀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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